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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새

다리, 다리, 그리고 다리(쇠백로와 징검다리)

 


학의천변의 새들은

학의천 양쪽 물가의 억새와 갯버들을 가림막 삼아서

사람의 눈길을 피해서 살아갑니다.


사실 아무리 빽빽한 가지라도

눈여겨서 쳐다보면 거기 앉아있는 새들을 볼 수 있고

새들도 당연히 지나가는 사람이 보이지만

딱히 사람이 멈춰서서 쳐다보지 않으면

서로 보이지 않는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러한 암묵적인 룰이 깨어지는 공간이 이 징검다리입니다.


 어쩐일인지 새들이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심하게 경계를 하지 않아요.

그래도 그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새들은 당장 날아가지는 않지만 움직임을 멈추고 보지않는척 하면서 사람의 움직임을 훔쳐봅니다.

사람은 사람나름 징검다리를 조심조심 건너다가 옆에 새가 있는것을 보고는 흠칫 놀라기도 하고요.


뭐랄까 이 징검다리는 그냥 사람이 냇물을 건너는 그런용도뿐만이 아니라

새와 사람의 마음을 잠시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다리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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