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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새

2015년 1월 3일 내장산 정상 신선봉의 동고비

 신년 첫 산행으로 전북 내장산에 다녀왔습니다.

미묘하게 타이밍이 안맞았던 관계로 원하던 설산의 모습은 제대로 못담았지만.

대신 동고비 사진을 몇장 건졌네요.

동고비는 참새나 박새종류보다 좀 더 크고 통통한 산새입니다.

들판으로는 거의 내려오지 않아서 산기슭정도는 가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나무의 큰 줄기를 따라서 빙빙 돌면서 나무껍질사이에 숨어있는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내장산 산행에서는 내장산의 최고봉인 신선봉 봉우리에서 만났습니다.

 

봉우리에 도착해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 목소리 틈으로 산새소리가 들리길래

니콘카메라를 꺼내서 조립하고 찍고보니 동고비더라구요.

 

그런데 이녀석이 정상 표지판 뒤의 어딘가에서

 

마치 꿀단지를 숨겨놓은것 모냥 들락날락하면서 뭔가를 집어먹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라면 면발을 먹다버린걸 집어먹는 거였습니다.

 

 

 

 

겨울에 먹을것이 없으면 사람 손에도 내려앉는 산새라지만

이렇게 라면면발을 탐식하는 걸 보니 왠지 씁쓸하더군요.

 

 

 이녀석이 정상주변을 맴돌길래 땅콩따위를 꺼내서 잘보이는 곳에 올려두어도

눈길도 안주더군요

 

그만큼 라면의 맛과 냄새가 강해서

 

이녀석들에게는 건강식이나 다름없는

견과류의 냄새를 무시하는 거겠죠.

 

뭐랄까..

복잡한 심경이랄까요.

좋은 사진을 찍은건지

나쁜사진을 찍은건지

스스로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