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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새

뱁새 : 초근목피로 연명중

 

새를 촬영할 시즌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들의 먹을 거리가 줄어들은거죠.

 

전에는 사람하고 눈만 마주치면 도망가기 바빴지만

이제는 슬슬 눈치를 보면서 끝까지 먹이를 찾으려고 합니다.

 

 

 

 

진짜로 나뭇가지를 벗거먹는건지

그안에 숨은 벌레알을 알뜰하게 추려먹는건지는 몰라도

왠지 눈쌀을 찌푸린듯한 표정이며

평소에는 그냥 나뭇잎사귀를 뒤적거리기만 하던 녀석들이

저렇게 안간힘을 쓰는걸 보니

춥고 배고픈 모양입니다.

 

 

사실 자연에서 사는 야생 조류에게

 무언가 시커멓고 간간히 번쩍거리고 찰칵거리기까지 하는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이란 

상당히 스트레스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위장무늬 옷을 입고

 조용조용히 움직이며

새들을 자극시키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간간히 군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차들이 쉽사리 발견을 못하는 눈치라

건널목 건너기도 상당히 신경쓰입니다.

 

게다가

요새는 날씨도 계속 흐려서 촬영조건이 영 불편하네요.

장비도 한꺼번에 자잘하게 고장이 나거나 보수가 필요한 지경인데

벌이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서

뱁새의 궁상맞은 지경이 더욱 맘에 와닿네요.